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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life66

로즈마리 키우기 식물을 키우는데도 열정과 재능이 필요하다. 물만 준다고 쭉쭉 자라주는 게 아니라는 걸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절실히 느꼈지만 봄이 되면 초록 초록이 그리 예뻐 보여 또 하나씩 들여놓게 된다. 부엌에 자리잡은 로즈마리는 향기를 머금고 있다가 근처를 지날 때마다 향긋하고 시원한 공기를 선물해주고 있다. 처음 배송이 왔을때는 포장 탓인지 한쪽으로 잎이 모두 쏠려있었는데 어느새 하늘을 향해 바로선 로즈마리. 막연히 "겉흙이 마를 때 물을 주세요~", "일주일에 한 번씩 물을 주세요~" 같은 말은 식물을 키우는데 오히려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식물의 "식" 자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물을 줄 때마다 망설이게 되고 고민하게 만드는 말들. 어디에선가 "잎이 아래로 처지면 물이 부족하다는 말입니다."라는 글을 읽고.. 2020. 3. 19.
간만에 독서모드 사은품이 푸짐해서 괜스레 흐믓(물론 내 포인트가 그만큼 사라졌지만..) 아이들은 글이 고팠는지 그 자리에서 단숨에 모든 책을 읽어내려간다. 좋아하는 만화책(마법천자문)도 포함해서 세상 행복한 아이들. 생각보다 글밥있는 책을 고른다고 골랐는데 숨도 쉬지않고 읽어내려가는 아이들의 속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 이럴땐 코로나로 휴관된 도서관이 많이 아쉽다. 나도 차분히 앉아 한페이지,, 두 페이지 읽어내려가는데 잠들었던 꼬맹이가 일어났다. 엄마는 결국 자투리독서로 만족.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2020. 3. 18.
나야말로 생활계획표가 필요하다 방학이 시작되고 이사를 핑계로 학원까지 그만둔 아이들의 시간관리가 문제가 되면서 아이들에게 요구했던 생활계획표. 물론 처음 그렸던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몇가지 없지만, 그래도 유야무야 사라지는 시간들을 조금은 붙잡을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하는데.. 정작 계획표가 필요한 사람은 나인것 같다. 아기는 어느새 쑥쑥 자라 이유식을 할 시기가 다가오고, 수유를 하는 텀도 자리를 잡아가고.. 젖병 거부때문에 꽤 오래 고생했지만 지금은 그래도 잘 먹어주고 있고.. 고민거리가 하나 둘 사라지니 내 생활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부터 열까지 정리된 시간이 하나 없는 짜투리 시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그와 함께 내 정신머리도 가출한듯. 기억력과 어휘력만큼은 자부했었는데 아기를 낳으면서 함께 배출해버린듯 모든것이 .. 2020. 3. 16.
어느새 봄 # 봄이 왔구나. 코로나 때문에 시댁에 가있느라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창밖으로 노란 꽃이 폈다. 산들산들 마음에도 바람이 불어 초록이들을 들였다. 사라락 사라락 움직일 때마다 향이 스미는 로즈마리는 부엌에, 자라면 자랄수록 풍성해지는 아이비는 거실 한켠에,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금전수와 홍페페는 아이들 방에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부디 오래오래 살아남길. 시들시들 바삭바삭해지는 모습을 보지 않길. 마음주고 애써 키우면 건강히 자랄 수 있으려나... # YH의 젖병거부는 어느 순간 끝이 났다. 젖병거부가 심하게 와서 하루에도 열두번씩 젖을 끊어야 되나, 아니면 젖양을 최대한 늘려 분유를 끊어야 되나 고민을 하게 만들더니... 근 한달여동안 몸고생, 마음고생시키던 녀석이 어느 순간 거부 없이 젖병을 .. 2020. 3. 10.
근황 정리 - 2019.10.27. 태동이 유난히 없어 찾은 병원에서 태동검사만 2번하고 아기가 수축을 이기는 힘이 없어서 힘들것 같다는 소견(자궁수축이 있을때마다 아이 심박이 70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 반복). 우선 입원 후 상태를 관찰하기로 함. 밤새 1시간 단위로 아이의 심음을 관찰하며 날을 새고 다음날(10/28) 오전 8시 마지막으로 태동검사 진행.마지막 태동검사에도 이상소견 발견.. 응급제왕수술 결정.# 2019.10.28 10시 46분. 1.96Kg 탄생. 36주 1일차.- 설마 무슨일이 있겠나 싶어 씻지도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가 출산에 입원에.. 아기는 초음파로 측정한 것보다 훨씬 작은 상태에 태변까지 살짝 먹어서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했을 거라고. 엄마의 촉은 무섭다. 일주일 전부터 배뭉.. 2020. 1. 3.
28주차 - 태어나기까지 앞으로 84일 약 십여년만의 셋째는 유난스럽다. 아기를 가진 걸 확인하자마자 배가 부르는 듯 싶더니, 3-4개월차에 이미 5-6개월만큼 배가 나왔었다. 입덧도 유난스러워 휴직을 결심하게 만들고(물론 일을 하기 싫었다는 핑계도 컸....), 하루 하루 달라지는 컨디션에 매일이 적응기다. 임신성 저혈압으로 빈혈이 생기더니, 22주차부터 요통과 골반 통증이 생기고... 25주차부터는 환도가 서서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첫째와 둘째때는 워낙 어려서 이런 문제들이 없었던 건지.. 세월이 지나 기억에서 지워진건지.. 분명한건 환도 선다는 경험은 처음이며 지독하고 또 지독하다. 아마도 두 아이를 낳으면서 틀어진 골반과 허리가 문제일꺼라고.. 그리고 노산인 나이가 문제일거라고 생각은 하면서도 태어나 처음 겪는 고통에 몸부림 치는 나.. 2019.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