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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life

코로나가 나에게도.. 정말 걸리긴 하는구나..

by gomidarak 2022. 2. 18.

2022.2.15.(화) 자가진단키드 양성. 저녁 7시 PCR 확진 통보.

아침부터 눈이 왔다. 꽤 오랜만에 보는 눈이었다. 이상한 날이었다.

눈을 보는 순간 뭔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어쩌면 그 폭풍같았던 하루를 예감한 걸지도 모르겠다.

평소처럼 출근을 하고 차 한잔을 마시면서 일과를 시작했다. 한시간여쯤 뒤 내 자리 건너편의 주사님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날 확진자 한명이 사무실을 다녀간터라 밀접으로 판단된 일부 주사님들이 선제검사를 받았던 터였다. 그리고 그 결과로 K주사님 확진. 사무실이 부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바로 신랑에게 연락해 혹시모르니 자가진단을 해보라고 했더니 출근길에 바로 되돌아와 막내 어린이집 하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칭찬해. 신랑).

이틀만에 3명의 확진자 발생으로 회사 전체 선제검사 지침이 떨어지고... 오후 일처리가 남아있었던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한달에 2-3번꼴로 PCR을 받았던터라, 그리고 바로 전주에 몸이 좋지 않아 자가키트를 했던터라 큰 의심은 못했지만.. 그날따라 목이 까슬까슬한 것이 맘에 걸리던 차였다. 주변 편의점에서도 자가키트가 다 떨어졌다고 하고 주변 주사님들은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조퇴를 하기도 하는 상황이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당장 오후 5시에 작업을 위한 인력 인솔이 필요한데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는 분께 부탁해 여분의 키트 획득.

정말.. 혹시나..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화장실에서 자가진단 시작.

.... 아... 정말 말도 안되게 바로... 검체를 체취하고 시약과 혼합하고 떨어뜨림과 동시에 진한 두줄....

와.. 이거 뭐니... 진짜야? 정말? .......

주섬주섬 키트를 밀봉하고 멍한 얼굴로 사무실로 복귀. 팀장님..... 저 두줄 떴어요.... 

응?? 뭐?? 농담하지마.... ㅋ 

.. 네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하핫. 퇴근할께요. (주섬주섬) 웃긴 상황이 아닌데 웃음이 나왔다. 헛웃음.

그리고 바로 집근처 선별진료소에서 PCR 진행. 다행히 줄은 길지 않았고 줄을 서는 곳에 난로도 있어 20여분의 대기시간은 꽤 견딜만했다.(예전 시청광장에서 비가 오는 와중에 달달 떨며 1시간 대기했을때에 비하면...) 대기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의외로 발랄해서 돈주고 하는 선제검사를 하는 분들인가? 했는데 나처럼 자가키트 양성인 분들이었다. ㅋ

검사 후 바로 집으로 이동. 나를 위한 안방 격리 환경은 이미 구축완료 ㅋ (또 칭찬해 신랑 ㅋㅋ) 아이들과 눈인사 한번을 제대로 못하고 안방 직행.(그 이후로 지금까지 아이들 얼굴을 못봄 ㅠㅠ)

정말정말 다행스럽게도 다음날 진행한 PCR에서 나 이외의 가족들은 모두 음성.

시간차 양성일 가능성도 있지만 다행히 4일이 지난 지금까지 다들 증상이 없음. 만약 막내가 양성이었다면 어린이집은 쭉 휴원을 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식겁했는데.. 그나마 큰 민폐를 끼치지 않아서 진정 다행이랄까....

갑작스러운 휴가다.

솔직히.. 이런 휴가를 바란 적도 있었지만 회사 업무가 혼돈의 카오스를 달리는 이 시점은 아니었다. 당장 이번주에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고 난 다른 과로 이동이 거의 확정적인 마당에.... 인수인계는 커녕 내 자리이동은 어찌해야하며.. 격리기간을 마치고 어느 과의 어느자리로 가야할런지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와 동시에 컨디션도 차근차근 나빠지기 시작 ㅋ 

지난주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만 확진 전날부터 시작된 생리에.. 확진된 걸 알고 난 이후부터는 코감기, 목감기 증상이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었다. 딱히 엄청 아프다.. 라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잠기기 시작, 컨디션이 축축 쳐져 열심히 놀고 싶어도 모든게 귀찮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오늘이 4일차. 어제보단 컨디션이 돌아오고 뭔가 날려보내는 시간이 아까워 오랜만에 블로그 ㅋ 이런 경험을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 기록. (그런데 지금보니 오랜만이어도 너무 오랜만이었군...ㅋ 작년 이후 첫 포스팅이라니... 제정신이 아닌 시간이 그만큼 많았구나..)

자가격리는 22일 0시 해제인데 회사 방침으로 22일까지 병가 진행 예정. 나홀로 격리는 앞으로 3일 남았다.

부디 그때까지 가족들 모두 음성이길.. 시간차 양성이면 그또한 곤혹스러울듯 ㅠ.ㅠ 그럭저럭 견딜만한 병상일지이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무일 없이 지나길..  당분간은 슈퍼면역자로 안심하고 지내도 되려나 ㅎㅎ

+ 그와중에 문 너머로 들리는 아이들 소리가 해맑아 안심. 아.. 나도 껴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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