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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life

장마가 끝나나보다

by gomidarak 2020. 7. 31.

유난히 길었던 올해 장마가 이제 겨우 끝을 보이는 듯 오늘은 햇살이 제법 따갑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지만 워낙 집에 한번 들어오면 나가지 않는 성향 탓에 바깥 날씨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1층으로 이사를 온 뒤에는 거실에서 바로 보이는 화단으로 계절을 흠뻑 느끼고 있다.

요며칠 무섭게 내리던 장대비가 걷히니 어디선가 힘차게 우는 매미소리도 들리고 이제야 제법 여름이구나 싶다.

슬슬 더워지려나...

아이들은 오늘 방학을 한다. 사실 지금까지 내내 방학의 연장선이었던 것 같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방학을 한다니 마냥 신난 아이들. 

교육에 관해선 한없이 관대한 부모라 크게 사교육 한번을 제대로 시켜본 일이 없는데 그럼에도 공부는 그냥 하기 싫은건가보다.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는 첫째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함.....)

시간이 어찌 지나는지도 모르게 지나버려 올해도 벌써 절반을 훌쩍 뛰어넘어 8월이다. 매번 반성을 하면서도 시간을 흘려보내는 생활에 녹아버리니, 날이 갈수록 게으름이 늘어서 어떻게 복귀를 하나 싶은데...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는 걸 알면서도 한번씩 불안해지는거다.

유난히 길었던 장마도 끝을 보이고 정신 못차리고 보낸 시간을 반성하면서 큰 숨을 한번 쉬어본다. 

항상 최악을 먼저 생각하고 대비하는 성격 탓에 삶이 바쁘고 괴로운 편이지만, 그 성격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고쳐지질 않는다. 삶에서 걱정하는 것의 80프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만 한번 무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면 끝을 보는 탓에 괜히 내가 나를 들볶고 있다. 참... 이런건 누가 안고쳐주나... 

이런 성격 탓에 무슨 일이 생겨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잘 대처해서 여기까지 살아낸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성격 탓에 소소한 행복들을 무수히 날리지 않았을까... 마음을 크게 다져 나가야하는데 이 나이가 먹어도 나를 바꾸는 건 참 어렵다.

이 와중에 창밖에서 한번씩 불어오는 사람은 선선하고, 이제 9개월이 되어 슬슬 기기 시작하고 땡깡이 늘어난 아가는 낮잠이 한창이고.. 큰녀석은 온라인학습으로, 작은 녀석은 학교로 가 있는 평화로운 시간이 참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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