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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life

심심한 아이들 : 놀이를 발견하다

by gomidarak 2020. 3. 26.

몇 달째 집에만 있는 아이들은 집에서의 놀이를 찾아내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다가 글을 쓰다가 춤을 추다가 하루 종일 놀아도 놀아도 끝나지 않는 방학 때문에 행복한 듯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하루는 자기들 용돈으로 풍선을 사달라고 한다. 직접 인터넷으로 품목을 고르고 결제 대행을 부탁하심.(결제 대행비는 우리집 돼지저금통으로)

그렇게 도착한 풍선은 생각보다 작았고 불기 힘들다. 아이들 스스로 불기에는 너무 짱짱해서 아빠가 불어주고 간 풍선들을 하나 하나 이름 지어 가지고 노는 아이들. (물풍선인가? 싶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또 그렇진 않은듯)

초등 6학년이 만들고 찍은 사진 #1
초등 6학년이 만들고 찍은 사진 #2

제법 영어 글씨체가 모양이 난다. 둘째 아이는 언니가 놀아주는 게 마냥 좋기만 하고 하루 종일 저 풍선들을 이리 들고, 저리 들고 다니며 포토그래퍼 흉내를 낸다.

정전기를 이용해 천정에도 붙였다가, 공놀이도 했다가 ㅎ 풍선이 많으니 터져도 여유롭고.. 입으로 부는 건 한계가 있어 결국 짐볼에 바람 넣던 기구까지 꺼내서 수를 늘리고 있다. 삐이익삐이익 바람 넣는 소리가 요란하다.

방학이 길어지면서 삼시세끼 끼니를 채우는 게 힘든 엄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런 시간이 있을까 싶어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따뜻한 밥 해먹이면서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을 한 귀로 들으면서, 가끔은 버럭 화도 내가면서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

그 와중에 꼬꼬맹이가 한 번씩 꺄르륵꺄르륵 웃어주면 자지러지듯 행복해하는 자매들 덕에 한층 더 웃음 나는 일상.

아이들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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